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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하늘의 날’과 대기환경, 그리고 탄소중립(마영일 박사 기고문)
              언론사
              울산제일일보
              작성일
              2025-09-11
              조회수
              16

              지난 9월 7일은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이었다. 대기오염으로부터 벗어나 모두가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누리자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되새기는 의미가 있다. 유엔 공식기념일 가운데 대한민국이 주도해 채택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9월에 생일이 있는 필자는 생일에 지정되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지만, 대기환경을 연구하는 필자가 사용하는 ID가 ‘bluesky’인 탓에 또 다른 생일로 인식하고 있다. 가을을 시작하는 9월, 가을 하늘만큼 푸른 하늘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대기오염물질들은 직·간접적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의 경우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태양에너지를 반사·차단시켜 기온을 낮추기도 하지만, 육상 및 해상에 존재하는 빙하에 침적되어 태양광을 흡수해 빙하의 용해 속도를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태양에너지의 반사량을 줄여 기온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 물질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 대기오염물질들은 일반적인 온실가스와는 다르게 대기 중 체류하는 시간이 수일~수개월로 짧아 ‘단기체류 기후변화유발물질(Short-Lived Climate Pollutants)’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대기환경을 개선하면 기후위기 극복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대기오염물질들은 대부분 연소과정에서 배출된다.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연료 중에 있는 황 및 공기 중의 질소와 반응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고, 일부 연소되지 않은 물질들이 미세먼지로 배출되는 등 많은 종류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된다. 아울러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도 배출된다. 다시 말해 대기오염물질들의 주요 배출원과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은 중복된다.



              노후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전기 및 수소자동차와 같은 비내연 기관을 이용하는 이동수단 및 건설장비로의 전환, 대중교통 확대와 같은 수송 수단의 전환과 차량 운행 대수 감축, 건물과 공장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같은 사업들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줄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대기환경 개선과 탄소중립 사이에는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편익( co-benefit)’ 관계가 있다. 이는 정책의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목적으로 수립·추진한 정책이 다른 부분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정책 비용과 행정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존재한다. 탄소중립 수단이 때로는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특정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증가하거나, 새로운 배출원이 등장할 수 있다. 발전을 위한 연소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의 일부를 암모니아 또는 수소로 대체하는 혼소 연소 기술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일 수 있으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줄이지 못하거나 오히려 늘릴 수가 있다.



              전기자동차는 차량 무게의 증가 및 회생 제동으로 인해 타이어 마모가 심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암모니아 사용을 위한 저장 및 공급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대기 중으로 누출될 수도 있다.



              ‘푸른 하늘의 날’은 대기환경을 개선하려는 뜻으로 제정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후위기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 추진하는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기환경 관리와 탄소중립은 ‘분리된 두 과제’가 아니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단일 과제다. 대기환경 관리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이 가지는 공편익과 더불어 서로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생할 수 있는 악영향은 사전에 방지하는 현명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영일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환경공학박사


               

              게재일자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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