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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의 결단, 지방시대 이끌어 갈 울산(전승국 박사 기고문)
              언론사
              울산광역매일
              작성일
              2026-02-06
              조회수
              20

              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울산광역시는 반세기 넘게 국가 경제의 엔진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그 화려한 산업 지도의 이면에는 ‘에너지 불균형’이라는 불합리한 구조가 쇠사슬처럼 고착되어 있었다. 울산은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핵심 공급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발전소로부터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수도권과 동일한 요금을 지불하는 소위 ‘우표가격제’의 굴레에 갇혀 있었다.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전력 손실과 천문학적인 송전망 구축 비용을 생산지가 묵묵히 감내해 왔음에도, 혜택은커녕 아무런 차별화된 인센티브가 없었던 현행 단일 요금 체계는 시장 원리에도, 지역 균형 발전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그간 시장 논리에 가려져 있던 ‘발전지 편익’을 정당하게 되찾고 울산의 산업 생태계를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탈바꿈시킬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이다.



               



              이번 분산특구 지정의 핵심은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다.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직접 소비하게 함으로써, 한국전력의 송전망을 거치지 않는 ‘전력 직거래’의 길이 열린 것이다. 울산은 미포 및 온산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총 6,610만 8,000㎡ 규모의 특구를 운영하게 된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기업의 제조 원가 절감이다. 울산형 분산특구 모델은 열병합 발전소 등을 활용해 인근 석유화학 업체와 글로벌 AI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울산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립을 검토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력 소모가 극심한 AI 및 반도체 산업에 있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은 그 어떤 세제 혜택보다 강력한 유인책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이 입지 경쟁력이 될 때, 비로소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되고 진정한 의미의 국토 균형 발전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분산특구가 이름뿐인 껍데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조기 정착이다. 정부 당국은 차등 요금제의 시행 시기를 ‘2026년 하반기 이후’로 늦추거나 검토 단계에 머무르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특구의 실효성을 반감시키고 투자를 결정한 기업들에게 불확실성만 안겨주는 행위다. 차등 요금제는 전력 공급 지역에는 인센티브를, 전력 소비가 집중된 수도권에는 송전 비용을 합리적으로 부과하는 ‘수익자 부담 원칙’의 실현이다.



               



              차등 요금제가 도입되어 전력 다소비 기업들이 울산으로 분산된다면, 수도권은 km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신규 송전망 건설 부담과 전력망 붕괴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곧 국가 전체 에너지 계통의 ‘안전판’을 확보하는 길이며, 나아가 이는 지방 소멸을 막는 근본적인 해법이 된다. 



               



              울산의 전기요금이 수도권보다 저렴해진다면, 데이터 센터를 관리할 IT 전문가와 에너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청년들이 갈망하는 ‘화이트칼라 테크 일자리’가 울산에 둥지를 틀게 될 것이다. ‘에너지가 저렴한 곳에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새로운 경제 공식의 성립이다.



               



              울산의 분산특구 성공 여부는 대한민국 제조업 전체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이제 울산은 단순한 ‘공업 도시’에서 탈피해, 전력을 자급자족하고 에너지 거래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한 미래 지향적 제언을 남기고자 한다.



               



              첫째, 울산시는 특구 지정을 발판 삼아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VPP)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디지털 에너지 관리 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는 차등 요금제 도입을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전력 계통 포화 해결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분산에너지뿐이다.



               



              셋째, 기업뿐만 아니라 소상공인과 시민들도 에너지 비용 절감을 체감할 수 있는 ‘울산형 에너지 안심 모델’을 구축해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에너지는 산업의 혈액이다. 생산지 근처에서 혈액이 원활히 돌아야 신체가 건강하듯, 울산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울산의 공장을 돌리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 때 대한민국과 울산 경제의 활력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의 분산에너지 도전이 ‘지방 시대’를 여는 가장 강력한 혁신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게재일자
              20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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