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도시의 방향을 점검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특히 2027년이면 울산광역시 출범 3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시기는 단순한 행정 주기 변화라기보다 지난 3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는 분기점에 가깝다. 산업도시로 성장해 온 울산이 어떤 방식으로 구조를 전환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기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최근 일정 부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투자 환경 개선과 규제 완화 기조를 바탕으로 주요 산업 분야에서의 투자 유치가 이어졌고 투자 유치 성과는 정체돼 있던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 도심 공간 개선과 생활 인프라 확충,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도시 이미지 개선 노력은 시민들의 체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지속 가능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울산이 미래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움직임도 주목된다. AI와 데이터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추진되면서 제조 중심 산업 구조에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성장축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산업 고도화와 스마트 제조 전환은 기존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과 결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울산이 추진 중인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생태·문화·관광 기능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사업들은 개별적으로는 성격이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도시의 산업 구조와 생활 기반을 함께 다변화시키는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으로 출범할 민선 9기는 ‘다음 30년의 울산’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정책을 넘어, 도시의 산업 구조와 생활 기반을 함께 재구성하는 보다 긴 호흡의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결국 울산의 미래는 기존 산업의 연장선에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산업 환경과 도시 여건 속에서 새로운 성장 흐름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울산이 준비해야 할 핵심 과제들도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첫째, 산업 경쟁력의 유지와 함께 미래 산업으로의 확장이 동시에 요구된다. 울산의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은 여전히 지역 경제의 중심축이지만,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소 에너지, 이차전지, 바이오 같은 신산업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유치를 넘어 연구개발과 인재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둘째, 도시의 생활 여건과 정주 환경을 함께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청년 인구 유출이나 고령화 같은 구조적 변화는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도시 전반의 과제다. 주거, 교육, 문화, 여가 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태화강과 영남알프스 같은 지역 자원을 활용해 도시의 생활 및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일상 속 변화가 체감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
셋째, 정책 추진 방식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행정을 중심으로 기업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 기업의 성과가 지역 고용과 경제로 이어지고, 다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기업 현장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소통 구조 역시 중요하다.
울산은 산업화 과정에서 여러 변화를 거치며 성장해 온 도시다. 2027년 광역시 출범 30주년은 단순한 기념의 의미를 넘어 앞으로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시정은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하되,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결국 울산의 미래는 하나의 구호가 아니라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루며 쌓여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편상훈 울산연구원장
출처 : 경상일보(https://www.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