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가 민선9대 출범을 앞두고 산하 공공기관장 임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인사청문회 조례안’ 마련에 착수했다.
2023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청문회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지 3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제도화의 첫 발을 뗀 것이다. 그동안 타 광역지자체가 조례 제정을 끝낸 것과 달리, 울산은 여전히 법적 구속력 없는 ‘집행부와의 협약’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구조적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울산시의회 공진혁 의회운영위원장은 지난 26일 울산시 담당부서, 의회사무처 입법부서와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 제정을 위한 실무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재 울산시는 시의회와 체결한 ‘인사청문회 실시협약서’에 의존해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장 청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협약은 시장이나 시의장이 바뀌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신사협정’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의회가 이미 조례 제정을 완료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울산의 입법 법제화는 매우 늦은 편이다.
이에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회는 ‘무늬만 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현재대로라면 인사청문회 결과(경과보고서)는 자치단체장에서 ‘송부’될 뿐,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더라도 임명을 막을 강제 수단이 없다. 단체장이 임명을 강행하면 의회로서는 독단적 인사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청문 대상이 울산시설공단, 도시공사, 울산연구원, 경제일자리진흥원 등 4개 기관장으로 극히 제한적일 뿐 아니라, 국회 청문회와 달리 징구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가 좁고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알맹이 없는 답변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특히 별도의 차수 변경 없이 단 하루 만에 청문회를 끝내야 하는 일정도 문제다. 깊이 있는 도덕성 검증이나 정책 능력 평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통과의례’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이날 실무간담회에서는 △인사청문 대상기관 및 대상 직위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 △청문 절차 및 운영기간 △자료제출 및 검증 범위 등 인사청문의 절차 및 운영에 관한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했다.
공 위원장은 “공공기관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임명 과정 또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동안 협약에 근거해 운영해 온 인사청문회를 이제는 조례로 제도화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인사검증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청문회는 사람을 흠집 내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집행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울산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조례를 제정하고, 일관되고 안정적인 인사청문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환 기자